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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더 사랑하는 법

시인 최주식 2010. 1. 29. 21:32

나를 더 사랑하는 법
미란다 줄라이·헤럴 플레처 엮음|김지은 옮김
앨리스|212쪽|1만8000원

예술은 늘 현실과 함께해야 한다며 대중과의 소통작업을 해온 미국의 두 행위예술가가 2002년 '나를 더 사랑하는 법'(Learning To Love You More)이란 웹사이트를 만든다. 그리고 자기 자신과 일상을 돌아보게 만드는 과제들은 하나 둘 올리기 시작한다. 낯선 사람들에게 손을 잡게 한 뒤 그 모습을 사진에 담기,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써보기, 상처를 사진으로 찍고 그것에 관해 이야기해보기….

이 프로젝트는 흥미롭게도 8년 동안 지속되었으며, 국적·나이·성별·직업을 초월한 사람들이 5000여개의 답변을 보내왔다. 2009년 5월, 마지막 70번째 과제 '작별 인사하기'로 마감될 때까지 '나를 더 사랑하는 법'이 만들어낸 세계는 매일 다른 모습으로 성장해 나갔다. 그 과정이 책으로 묶여 미국·영국·독일에서 동시에 출간됐다.

책을 옮긴 김지은 아나운서는 직접 과제를 내고 참여하면서 '나를 사랑하는 법' 한국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30일 만에 모인 600개 응답을 추려 별도 제본의 부록으로 만들었다. 그러고는 "나는 지금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선명히 떠오르는 것은 나 자신의 삶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책이 유도하고 있는 잔잔하면서도 놀라운 효과를 정확히 담아낸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