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항 속 물고기는 듣는다
창가에 흐르는 새의 노래와
“안녕하시오 물고기 선생”
새의 인사를
물고기는 답례한다
아가미를 움찔거리며
물 풍선 두 개.
어항 속 물고기는 듣는다
창가에 넘쳐 흐르는 새의 노래와
“당신도 노래를 아시오?”
새의 질문을
물고기는 듣는다
"수고하시오 물고기 선생”
새의 작별을
물고기도 답례한다
지느러미를 흔들며
물 풍선 두 개.
만화에서 대사를 적어놓는 난을 말풍선이라고 하지요. 물고기는 물고기의 말을 물 풍선에 담아 전하네요. 새와 물고기의 대화 “안녕하시오, 물고기 선생” 물고기는 아가미 움찔거리며 답례, 예절 바르게도 주고받네요. 시가 어렵다고 아우성치는 내 친구, 미안하오. 시는 남이 했던 말을 반복하기 싫어하고, 그대가 예상하는 말을 하기 싫어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오. 익숙하고 안락한 자리를 벗어나 낯선 말로 새 세상을 짓고자 하는 것이 시의 말이라오. 창가에 앉아 있던 저 새, 편안하고 달콤한 것만 찾던 새는 아닌가 보오. 간절히 새 말을 찾던, 외로운 새가 물고기의 말을 다 알아듣는다오. 간절한 새가 되어 물고기의 물 풍선 시에 귀 기울여 주오. <최정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