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은 joongang.co.kr [최효정 기자]
바위 아래 작은 샘물도 흘러서
바다로 갈 뜻을 가지고 있고,
뜰 앞의 작은 나무도
하늘을 꿰뚫을 마음을 가지고 있다.
- 작가 미상, 『가언집』 중에서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던 나는 짧았던 직장생활을 버리고 사진을 공부하러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전혀 다른 인생으로 발을 내디디며 내가 택한 길이 옳은 것인가에 대해 자주 반문하곤 했다. 나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뜻깊은 기간이었지만 현실적으로는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 불안한 마음도 컸다. 그럴 때마다 떠올리던 한시(漢詩)였다.
작은 샘물이 모여 강물이 되고 강물은 흘러서 바다로 간다는 사실, 작은 나무 한 그루도 수직으로 곧은 마음을 보여준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진리이다. 그 단순한 진리 속에서 나는 내가 가져야 할 삶의 태도를 배울 수 있었다. 작은 일부터 만족을 하고 한 발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이 최선이라는 것을.
구본창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