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영상은 joongang.co.kr [최효정 기자]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싸워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움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
- 세르반테스(1547~1616) ‘돈키호테’ 중에서
고등학교 1학년 때 세르반테스의 이 구절이 내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청소년기 필독서 중 하나여서 의무감에서 읽었는데 이 시구가 머리를 쳤다. 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였을까. 좌충우돌 방황하고 방랑하다가 결국 연극에 나를 바치려 결심했을 때 떠오른 인물도 돈키호테였다. 나는 돈키호테처럼 미친 듯이 살고 싶었다. 그 뒤로 평생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내 삶에 이 다섯 줄 시가 늘 함께한다.
목돈으로 나를 유혹하던 밤무대나, 연예계에서 어지러운 손길이 드리울 때마다 이 시를 외웠다. 내가 나약해져 있을 때, 그 무언가를 향해 전진하고 무모하게 달려들 때 내 가슴을 뜨겁게 달구어주는 주문이다.
유인촌 배우·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