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을
유 담
나도 가을이 있어 나의 가을이라 부르지
사시사철 몸 한 켠에 넣고 다니며
아지랑이 숨 가쁜 들판에 나물로 돋기도 하고
가슴 생채기로 흐르는 소낙비에 젖기도 하지
모든 게 저마다의 가을을 몸 밖으로 내어놓는 가을이 오면
세상에 가을이 너무 흔해 깊숙이
혹시 잊을까 고황 깊숙이 통증으로 넣어두지
높아가는 하늘과 떨어지는 낙엽과
엉켜 맺는 열매와 흩날리는 씨앗의
마땅한 에너지를 위해 산과 들이
온통 벌건 안간힘으로 식어갈 겨를
나의 가을은 통증에 익숙해진 얼굴로
성에 서늘하게 차오르는 창가에 덤덤히 서서
서리처럼 파리한 낙엽 하나 으스스 찬바람에 쓸려 보내지
'♣ 詩 낭송 > 천사나눔위로,사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정희 (낭송-곽귀자/물방울) (0) | 2009.12.24 |
---|---|
당신은 보았습니다-한용운 (낭송-김종대) (0) | 2009.12.24 |
옛날의 그집- 박경리 (낭송-공혜경/시풍)| (0) | 2009.12.24 |
연어 - 정호승 (낭송-최경애/청아)| (0) | 2009.12.23 |
달동네 해동네 / 詩, 낭송 최주식 (0) | 2009.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