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소감] 꽉 쥔 주먹처럼 의지 견고하게 할 것
나는 이 손으로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아주 커다란 손도 있다 한 번 휘두르면 길이 나고 바다에 띄우면 그대로 배가 되는 손, 그 계곡에서는 물줄기가 흐르는데, 역사라고 불린다는데 겨울 산에 오르자, 폭포가 꽝꽝 얼어붙어 있다 길게 펼쳤던 손가락을 오므려 주먹을 쥔 폭포, 울퉁불퉁 힘줄이 솟은 물의 팔뚝, 안쪽으로 흐르는 뜨거운 혈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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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생물의 마지막 순간 끈질기게 천착
예심에서 골라준 시 작품들 가운데서 다섯 분의 작품들을 중점적으로 거론했다. 성동혁의 ‘렌터카를 타고’ 외 4편은 장식적이거나 매끄럽지 않은 조립이 있지만 고통스러운 순간을 유희로 전환하는 유머가 돋보였다. 안웅선의 ‘미션스쿨의 하루’ 외 4편은 간혹 서사를 기록할 때 어색한 문장들이 들어있는 시편이 있었지만 미성숙한 사춘기 화자를 내세워 오히려 내면적 고투의 나날이 더 도드라져 보이게 하는 방법이 눈길을 끌었다. 강윤미의 ‘소심한 소녀의 소보루 굽기’외 4편은 암시성이 확장하는 폭은 좁았지만 지루한 일상에 발랄한 리듬과 어조의 고명을 얹어 아기자기한 서술이 되게 하는 상쾌함이 장점이었다. 박은지의 ‘서랍의 눈’ 외 4편은 시에 산문적이고 설명적인 언술들이 섞여 들었지만 한 가지 사물이나 현상을 끈질기게 해석해 보려는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가 눈길을 오래 머무르게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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