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그리고詩/한국명시

희망가 / 문병란

시인 최주식 2010. 1. 10. 21:26

희망가 / 문병란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는 헤엄을 치고

 눈보라 속에서도

 매화는 꽃망울을 튼다.


 절망 속에서도

 삶의 끈기는 희망을 찾고

 사막의 고통 속에서도

 인간은 오아시스의 그늘을 찾는다.


 눈 덮인 겨울의 밭고랑에서도

 보리는 뿌리를 뻗고

 마늘은 빙점에서도

 그 매운 맛 향기를 지닌다.


 절망은 희망의 어머니

 고통은 행복의 스승

 시련 없이 성취는 오지 않고

 단련 없이 명검은 날이 서지 않는다.


 꿈꾸는 자여, 어둠 속에서

 멀리 반짝이는 별빛을 따라

 긴 고행길 멈추지 말라.


 인생항로

 파도는 높고

 폭풍우 몰아쳐 배는 흔들려도

 한 고비 지나면

 구름 뒤 태양은 다시 뜨고

 고요한 뱃길 순항의 내일이 꼭 찾아온다.

 

'♣ 詩그리고詩 > 한국명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幸福) / 유치환  (0) 2010.01.10
님의 침묵(沈默) / 한용운  (0) 2010.01.10
직녀에게 / 문병란   (0) 2010.01.10
직녀(織女)에게 / 문병란  (0) 2010.01.10
호수/ 문병란   (0) 2010.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