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어머니 3 / 김영희

시인 최주식 2010. 1. 26. 00:08

어머니 3 / 김영희

 

짠지 눌렀던 돌 하나

주방 창틀 위에서 한 해를 보냈다

빈 항아리 가시면서도 잊고 있었다

오이지 담던 늦여름, 문득 생각난 돌

모난 곳 없이 둥글고 반듯한 돌

가벼이 떠오르는 것들 다독다독

지그시 눌러 주던

짠내 군내 절여진 짠지돌

거죽에 소금꽃이 피었다

외로움을 오래 견디니 꽃이 피는구나

저승꽃 만발한 내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