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 항아리 / 김영희
봄에 담근 햇장
처음으로 뚜껑 열어보니
까맣게 속 타들어 간
속내가 보인다
장항아리는 그동안
부글부글 속을 끓이고 있었다
술 만 마시면 큰소리 치던 아버지
시름을 달래며 들이킨 막걸리가
부글부글 끓어 올랐다
감출 것도 없는 살림
뚫어진 양말처럼
빈 구멍만 커지는 살림살이
술 취한 그 목소리
빈 항아리의 울림처럼 쓸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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