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冬至 / 김영산

시인 최주식 2010. 2. 4. 22:08

冬至 / 김영산

- 김경숙 언니에게

 

팥죽을 쑤다 어머니는 우신다

마당가에 눈이 쌓여 희붐한 저녁나절

시장한 식구들이 안방에 모여앉아

짧은 해처럼 가버린 언니를 생각한다

동생들 학비와 무능한 아비의 약값과 70년대말

쪼든 양심을 위해

십년이 지나도록 구멍난 생계를 뜨개질하지 못한 딸들을 위해

긴긴 밤 무덤위에 목화송이 흰 이불을 덮어주기 위해

 

시집 <冬至>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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