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꽃 / 손창기
파 속을 파먹는 건 꽃 속의 씨앗들인가
파 속을 먹으면 먹을 수록 땅 밑부터
껍질에 힘줄이 생긴다 뼈가 박힌다
제 목을 굽혀본 적 없는 파꽃
남에게 씨앗은 될지언정
단 한번도 식탁에 오르지 못한 파꽃
모가지를 꺾고 나서야
곁줄기들 속이 부드러워지는 것이다
그렇게 굽힐 줄 알아야 옆자리가 몰랑몰랑해진다
시집 <달팽이 聖者> 2009. book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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