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산을 오르며/강호인
가을산 오를 때는 세상일 잊고 가자
구르는 가랑잎들 소슬소슬 수런대면
쓸쓸한 눈빛일망정
다독다독 덮어주자
초록의지 키운 열정 안으로 갈무려서
순은純銀빛 소망만을 그대에게 전하고자
갈대꽃 몸 푸는 산이어든
마음마저 풀어놓자
오롯이 사랑만 품은 지순한 속가슴엔
감나무 까치밥 같은 사유의 등을 켜고
철새들 안부 물으면
깃발처럼 손 흔들자
순명順命을 일러주는 단풍 물든 숲도 지나
청솔향 온몸에 밴 목이 긴 사슴이 되어
푸르른 하늘 우러르며
가을산을 올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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