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신문칼럼)

비가 온다는대요(?)

시인 최주식 2010. 6. 15. 23:13

[우리말 바루기] 비가 온다는대요(?)

 

“그 영화 슬프대”와 “그 영화 슬프데”는 뜻이 완전히 다르다. 경험의 주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슬프대’는 자신이 직접 본 것이 아니라 남이 말한 내용을 전하는 것이다. 이때의 ‘-대’는 ‘-다고 해’가 줄어들었다. 반면 ‘슬프데’의 ‘-데’는 말하는 사람이 직접 경험한 사실을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것으로서 ‘-더라’의 의미다.

“자네 아버님 아직 정정하시데”(정정하시더라), “장터에 곡마단이 왔데”(왔더라), “그 행사에 연예인들도 온대”(온다고 해), “그 풀을 먹으면 죽는대”(죽는다고 해)의 경우는 자신의 경험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의 말을 전하는 것인지 구별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내일 비가 온다는대요”와 “내일 비가 온다는데요” 중 어느 것이 맞는지 물으면 헷갈리는 사람이 많다. 남의 말을 전하는 것이니까 ‘-대’가 맞다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우는 ‘온다는’이 이미 ‘온다고 하는’의 뜻을 가지고 있다. ‘온다는대요’라고 쓰면 ‘온다고 하는+다고 해요’가 되는 셈이어서 말이 안 된다. ‘온다는데요’는 ‘온다고 하는데요’가 줄어든 말이므로 아무 문제가 없다.

김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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