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 낭송/낭송하기 좋은 시

'연서' -프란체스카 리

시인 최주식 2010. 10. 15. 22:59

'연서' -프란체스카 리

 

이 세상에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백 사람이 있다면
그 중에 한 명은 나입니다.

 

이 세상에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열 사람 있다면
그 중에 한 명은 나입니다.

 

이 세상에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한 사람 있다면
그것은 바로 나입니다.

 

이 세상에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면
그것은 내가 세상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우리나라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대통령의 부인인 프란체스카 여사의 글입니다. 시 형식으로 되어 있지만 애당초는 시가 아니라 편지글로 쓰여진 글을 누군가가 시 형식으로 새롭게 번역한 내용입니다.

알다시피 프란체스카 여사는 본명이 프란체스카 도너(Francesca Donnere, 1900∼1992)인데 오스트리아 출생으로 이승만 대통령이 젊은 시절 해외에서 독립운동을 하면서 만나 결혼하게 되고 조국광복 이후, 귀국하여 이승만을 도와 대통령이 되게 했으며 평생 한국인으로 살았던 분입니다.

한복을 즐겨 입었으며 평소 근검절약하는 생활로 올이 터진 스타킹을 신고 몽당연필을 깎아서 사용한 일화는 눈물겹기까지 합니다.

위의 글에서도 보면 한 사람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절절히 잘 나타나 있음을 봅니다. 현실적으로 한 사람의 숫자는 점차 줄어들지만 사랑하는 마음은 점점 증폭되고 있음을 봅니다. 이건 참 묘한 감동이요 흥분입니다.

그리하여 최종적으로 마지막 남은 한 사람마저 지상에서 사라질 때 그 사랑은 최고조로 확대됩니다. 이거야말로 참으로 아름다운 사랑의 아이러니입니다. 우리도 가끔은 이렇게 최후까지 사랑할 수 있는 누군가 한 사람을 생각해 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