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評·컬럼(column)

잃어버린 세월/주해숙

시인 최주식 2011. 3. 16. 15:19

잃어버린 세월/주해숙


꼭 이만큼의 설렘으로 

기억의 조각을 찾아나선

한 아이가 있었지

뛰놀던 집과 마당은

움츠려 있고


세 갈래 갈림길에

서 있던 키 작은 느티나무

지친 나그네 한시름 쉬어가는

상흔 가득한 모습인데

골진 자국마다 고인 눈물

낯선 모습으로 빙그레 웃는다

 

낯익은 잎새하나

어깨 위에 떨어져 반갑게 맞이할 때

그 아이는

훌쩍 떠나버리고 없다


잃어버린 세월에 젖은 울음은

오늘따라 유난히 짜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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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득히 먼 지난 날을 잃어버린 세월이라 하여 거울 밖의 내가 거울 안의 나를 보듯 바라보게 된다. 잃어버린 세월은 어딘가를 헤매면서도 나이를 먹지 않고 그리움으로, 사랑으로, 깃들지 못한 영혼으로 따라다닌다. 잃어버린 세월은 나와 불화의 관계일지라도 그 자체가 존엄한 자신의 모습이기에 소중한 삶의 자산(資産)이 된다, 뛰어 놀던 집과 마당과 느티나무를 생각하며 울고 웃는 시인의 마음은 30년의 시간이 멈춰버린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마라는 <들장미 소녀 캔디>를 연상케 한다. 우리 잃어버린 세월을 통해 스스로의 내면을 보다 투명하게 들여다 보자.(최주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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