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고 아름다운
창문이 열려 있었다 커튼이 흔들리고 있다 그 틈으로 햇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금이 간 안경알이 빛나고 있었다 어두운 곳에 침대가 있다 그 옆으로 흘러내린 촛농으로 덮인 나무 테이블이 있었다 벽에 걸린 몇 년 전의 달력이, 마룻바닥 위 여행 가방이 입을 벌리고 옷가지들을 쏟아낸 채 잠들어 있었다 천장에는 얼룩덜룩한 곰팡이가 꿈의 무늬를 그려놓고 있었다 방문 앞에 흙 묻은 신발이 뒤집혀 있었다 침대 속에서 누군가 울고 있었다 센서 불빛이 켜졌다 꺼졌다, 다시 켜진다
―강성은(19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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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재일
'있다'와 '있었다'의 중첩을 통해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나누는 '나'와 나의 대화가 이상하기는커녕 아름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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