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 김남조
그대의 나이 90이라고
시계가 말한다
알고 있어, 내가 대답한다
그대는 90살이 되었어
시계가 또 한 번 말한다
알고 있다니까,
내가 다시 대답한다
시계가 나에게 묻는다
그대의 소망은 무엇인가
내가 대답한다
내면에서 꽃피는 자아와
최선을 다하는 분발이라고
그러나 잠시 후
나의 대답을 수정한다
사랑과 재물과 오래 사는 일이라고
시계는 즐겁게 한판 웃었다
그럴 테지 그럴 테지
그대는 속물 중의 속물이니
그쯤이 정답일 테지……
시계는 쉬지 않고 저만치 가 있었다
'♣ 詩 낭송 > 낭송하기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춘 / 사무엘 울만 (0) | 2017.05.30 |
---|---|
참 좋은 말 / 천양희 (0) | 2017.05.19 |
시를 읽는다 / 박완서 (0) | 2017.04.12 |
시골장 / 김영수 (0) | 2017.04.06 |
참 좋은 말 / 천양희 (0) | 2017.0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