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그리고詩/쉬어가는 글

법정스님 글

시인 최주식 2021. 2. 4. 12:20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 보일 때가 있다.
그 때 나는 그 사람에게서
하늘 냄새를 맡는다.

텃밭에서 이슬이 내려 앉은
애 호박을 보았을 때 친구한테 먼저 따서
보내주고 싶은 생각이 들고,
들길이나 산길을 거닐다가
청초하게 피어있는 들꽃과 마주쳤을 때
그 아름다움의 설렘을 친구에게
먼저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이렇게 메아리가 오고가는 친구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영혼의 그림자처럼 
함께할 수 있어 좋은 벗이다.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장점을 세워 주고 쓴 소리로 나를 키워주는
친구는 큰 재산이라 할 수 있다.

인생에서 좋은 친구가 가장 큰 보배다.
물이 맑으면 달이 와서 쉬고
나무를 심으면 새가 날아와 둥지를 튼다.
스스로 하늘 냄새를 지닌 사람은
그런 친구를 만날 것이다.

그대가
마음에 살고있어 날마다 봄날입니다.
- 법정스님-

 

'♣ 詩그리고詩 > 쉬어가는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한편  (0) 2022.09.15
미쁘다  (0) 2021.03.16
맞춤법 정리  (0) 2021.01.26
정약용 시  (0) 2017.08.06
중앙태백선 열차시간표  (0) 2017.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