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이 맨 물고기를 보았는가 / 김경훈
뿔 달린 회색 괴물의 뱃속
넥타이 맨 물고기가 산다
나비, 혁대 넥타이 둘러메고
손끝엔 금빛 나무망치 흔들며
거만하게
갈라진 민심
밤마다 시름을 출산하는데
은빛 비늘로 물욕 감추고
겉이 속인 양 거들먹거린다
스스로
빛 밝은 세상과 유리하며
어둠속으로, 속으로 걸어
낯선 이방인처럼
깃털처럼 보드라운
공생의 삶을 망각하고
부어오른 뱃가죽 두드리며
거친 호흡 내뿜는다
조여 맨 넥타이 숨구멍 옥죄여
퍼득이는 몸짓에 놀라
후드득 비늘 가루 땅에 뒹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