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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도 피면 무엇하리 / 박봉우

시인 최주식 2006. 7. 2. 15:43
4월의 피바람도 지나간
수난의 도심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짓고 있구나.

진달래도 피면 무엇하리.
갈라진 가슴팍엔
살고 싶은 무기도 빼앗겨버렸구나.

아아 저녁이 되면
자살을 못하기 때문에
술집이 가득 넘치는 도심.
약보다도
이 고달픈 이야기들을 들으라
멍들어가는 얼굴들을 보라.

어린 4월의 피바람에
모두들 위대한
훈장을 달고
혁명을 모독하는구나.
이젠 진달래도 피면 무엇하리.

가야할 곳은
여기도
저기도, 병실.

모든 자살의 집단 멍든 기를 올려라.
나의 병든 데모는 이렇게도
슬프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