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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가 집에 앉아서 노래한다

시인 최주식 2006. 8. 10. 22:23

소녀가 집에 앉아서 노래한다(Das Madchen sitzt daheim und singt)

 

                           - H.헷세

그대 흰눈, 그대 싸늘한 눈이여

그대는 먼 나라에 있는

내 애인의 갈색 머리카락 속에

내 애인의 사랑스런 손 위에 내리는가?


그대 흰눈, 그대 싸늘한 눈이여,

그런데 그도 추워하지 않은가?

말해보게. 그가 흰 벌판에 누워 있는가?

혹은 그가 어두운 숲 속에 누워 있는가?


그대 흰눈, 그는 불성실한 눈이여,

내 애인을 가만이 내버려두오!

그대는 왜 그의 머리카락을 덮고,

그리고 그의 눈을 감기우는가?


그대 불성실한 눈, 그대 흰 눈이여,

그는 결코 죽은 상태가 아니도다

아마 그는 감옥살이를

하고 있을 것이다.


아마 그는 곧 다시 올 것이다.

그는 벌써 저 바깥에 서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내 눈물을 닦아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그를 볼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