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事物)의 꿈 1 / 정현종 사물(事物)의 꿈 1 / 정현종 그 잎 위에 흘러내리는 햇빛과 입맞추며 나무는 그의 힘을 꿈꾸고 그 위에 내리는 비와 뺨 비비며 나무는 소리 내어 그의 피를 꿈꾸고 가지에 부는 바람의 푸른 힘으로 나무는 자기의 생(生)이 흔들리는 소리를 듣는다. -------------- 정현종이 가지고 있는 인간에 .. 시평론(詩評論) 2012.08.11
월식(月蝕) /김명수 월식(月蝕) /김명수 달 그늘에 잠긴 비인 마을의 잠 사나이 하나가 지나갔다 붉게 물들어 발자욱 성큼 성큼 남겨 놓은 채 개는 다시 짖지 않았다 목이 쉬어 짖어대던 외로운 개 그 뒤로 누님은 말이 없었다 달이 커다랗게 불끈 솟은 달이 슬슬 마을을 가려주던 저녁 --------- 이 시는 시인의 .. 시평론(詩評論) 2012.08.11
우리 오빠와 화로/임화 우리 오빠와 화로 사랑하는 우리 오빠 어저께 그만 그렇게 위하시던 오빠의 거북 무늬 질화로가 깨어졌어요 언제나 오빠가 우리들의 `피오닐' 조그만 기수라 부르는 영남(永南)이가 지구에 해가 비친 하루의 모―든 시간을 담배의 독기 속에다 어린 몸을 잠그고 사온 그 거북 무늬 화로가.. 시평론(詩評論) 2012.08.11
고은-선제리 아낙네들 고은-선제리 아낙네들 먹밤중 한밤중 새터 중뜸 개들이 시끌짝하게 짖어댄다 이 개 짖으니 저 개도 짖어 들 건너 갈뫼 개까지 덩달아 짖어댄다 이런 개 짖는 소리 사이로 언뜻언뜻 까 여 다 여 따위 말끝이 들린다 밤기러기 드높게 날며 추운 땅에 떨어뜨리는 소리하고 남이 아니다 앞서.. 시평론(詩評論) 2012.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