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서
강은교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여자를
보아라
종이처럼 그 여자 오늘 구겨짐을
보아라
구겨지며 늘 비 흐름을
비 흐르며 그 여자 길밖으로 떠나감을
보아라
모든 길밖에 흐르는 길동무들을
보아라
언제나 싸우고 있는 길의 밤꿈을
보아라
정오엔 많은 바람으로 펄럭이다가
사라지는 그 여자의 꿈속
모든 가을길은 멀어서
마지막엔 그대도 보이지 않는 걸
보아라.
'♣ 詩그리고詩 > 한국명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대의 들 (0) | 2009.02.05 |
---|---|
구걸하는 한 여자를 위한 노래 (0) | 2009.02.05 |
긴 겨울에 이어지는 봄이 우리인 것을 - 고 은 (0) | 2009.02.05 |
삶 - 고 은 (0) | 2009.02.05 |
부치지 않은 편지 - 고 은 (0) | 2009.0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