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그리고詩/한국명시

삶 - 고 은

시인 최주식 2009. 2. 5. 22:13

   삶 - 고 은

 

  비록 우리가 가진 것이 없더라도
  바람 한 점 없이
  지는 나무 잎새를 바라볼 일이다.
  또한 바람이 일어나서
  흐득흐득 지는 잎새를 바라볼 일이다.
  우리가 아는 것이 없더라도
  물이 왔다가 가는
  저 오랜 썰물 때에 남아 있을 일이다.
  젊은 아내여
  여기서 사는 동안
  우리가 무엇을 가지며 무엇을 안다고 하겠는가
  다만 잎새가 지고 물이 왔다가 갈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