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그리고詩/한국명시

국화옆에서 / 서정주

시인 최주식 2010. 1. 10. 21:54

국화옆에서 / 서정주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머언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앞에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이 오지 않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