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요즈음, 요즘 / 채필녀

시인 최주식 2010. 1. 29. 22:58

요즈음, 요즘 / 채필녀

 

내가 서툰 솜씨로 뜨개질을 하고 있는 요즈음,

밥에도 털실

국에도 털실

숟가락에도 털실

茶에도 털실

머리에도 눈썹에도 목구멍에도 털실

가슴에도 털실

온통 털실투성이입니다

 

내가 어설픈 마음으로 당신을 만나고 있는 요즘,

나는 날아가 당신 밥에도 앉고

국에도 빠지고

차에도 녹아내리고

숟가락에 올라가 그네를 타고

머리에도 눈썹에도 목구멍에도 기어 들어가고

당신 가슴에 꽃씨처럼 떨어져

따뜻한 봄을 기다리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