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 한이나
독으로 약이 올라 한숨이 화가 되고 한이 되어 몸이 주저 앉는 깊은 병이 들거들랑 생가시 나뭇가지를 가마큰솥에 오래오래 삶아 보라 아들 먼저 앞세운 스물 셋 청상 어머니의 한숨의 깊고 푸르다 누구든 그런 고질병엔 엄나무 강한 가시가 약인즉 그대여 중류된 맑은 물 같은 소주를 한 컵씩 물 마시듯 매일 마셔 보게나 세상의 가시에 찔려 죽을 만큼 아플 때는 가시나무의 가시가 약발 기가 막히게 먹혀 그대 곪은 상처 요기조기 찔러 터트려 주는 명약일진대!
시집 <능엄경 밖으로 사흘 가출> 2007년 문학세계사
한이나 시인
충북 청주 출생, 청주여고, 청주교대 졸업.
1994년 《현대시학》작품 활동.
시집 『가끔은 조율이 필요하다』『귀여리 시집』
2007년 <능엄경 밖으로 사흘 가출> 문학세계사
한국시인협회, 한국문인협회, 가톨릭문인협회 회원,
<시천지>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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