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봄 / 박이화
영화 '취화선' 이 칸 영화제에서
국제적 조명을 받던 날
우리 집 정원의 모란은 어느새
봄날의 스크린 밖으로
조용히 떠나가고 없었지
그래 자고로 여배우란
인기절정의 순간에
화려하게 떠날 수 있어야 하는 거야
지난날 추억의 벚꽃처럼
뜨거운 봄날의 앵콜을 뒤로 하고
바람과 함께
사라질 수 있어야 하는 거야
그걸 잘 아는 모란은
너무도 잘 아는 우리 집 모란은
그래서,
저 황홀한 5월의 절정 속에서
미련없이 은막을 떠난 거구나
왕년에 어땠는지 몰라도
지금은 스캔들과
요란한 화장술로 시선 끄는
그런 한물간 육체파 여배우가 되기 싫어서!
시집 <그리운 연어> 2006년 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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