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석류꽃은 피고 지고 / 신미나
풍문은 늘 대문 밖에서만 떠돌았다
삼복에 애 낳다 숨진 처녀애가 살았다는 집 담벼락
거기, 어금니 금가도록 아득바득 이 갈던 사랑이 있었나 끝내 숨 놓지 않으려는 핏발 터진 눈동자 있었나
알알이 탯줄 마른 애기들이 줄기 타고
살아서 돌아오는 대낮
천길 만길 무서운 하늘길이 있어, 산목숨 데려가는 소리가 있어
하늘이 데려가는 목숨은 어디로 가는가 혀를 차도 모를 일 귀가 넷이어도 들을 수 없는 일이라
짹짹 피는 저 꽃은 철없이 붉은 주둥이 벌려쌓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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