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닭갈비에는 갈비가 없다 / 안용석
춘천닭갈비에는
발려 먹기 까다로운 갈비가 없다
무쇠熱 철판 위로 둥글게
양배추, 젊은 날의 샐러드 같은
달달한 고구마와 떡 절맹이까지
새빨간 고추장양념으로
칼칼하게 익혀내는 닭갈비!
아직 벼슬 하나 누려본 일 없이
좋은 시절 다 놓쳐버린, 지금은
계륵같이 어쩡쩡한 시간
달래 주기에 좋을 만큼
얼큰하고 넉넉한 그만의 맛
쐬주 한 잔 젖혀가며
씹힐 뼈 하나 없이 대화 나눌만한
뼈 없는 친구와 함께
바람도 쐴 겸
오는 주말엔 춘천에나 갈까보다
시집 <강가에 앉아> 2007년 은혜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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