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빙어회를 먹지 못하는 저녁 / 박완호

시인 최주식 2010. 2. 2. 22:39

빙어회를 먹지 못하는 저녁 / 박완호

 

의림지 빙어횟집에 가서

아무 생각없이 소주 몇 잔에 빙어회를 먹다가

 

어느 순간, 손에 들고 있는 상추쌈 밖으로

불쑥 고개 내민, 순한 눈망울의

살아 있는,

어린 너를 보았네

 

차마,

빙어회를 먹지 못하는 저녁

 

석양이

잰 걸음으로 산등성이를 넘다가

잠깐 고개 돌려, 너와 나의

환한,

눈동자를 들여다보고 있었네

 

시집<아내의 문신> 2008. 문학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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