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뱅어포 / 이정

시인 최주식 2010. 2. 3. 22:50

뱅어포 / 이정

 

뱅어포

한 장에

납작한 바다가 드러누워 있다

 

수 백 수천의 얇고 투명한

바다에 점 하나 찍어

몸이 되었다

 

무수한 출렁거림 속에

씨앗처럼 꼭꼭 박힌

캄캄한 눈. 눈. 눈

 

머리와 머리가

포개지고 창자와 창자가 겹쳐진

이 걸 무어라 불러야 하나

 

혼자서는 몸이랄 수도 없어

서로 기대고 잠든

이 납작한 것들아!

 

시집 <누가 내 식탁들을 흔드는가> 2006년 시와정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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