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가 성냥불을 삼킨 밤 / 김경주
나는 어항을 경영하는 사람
어항 속에 성냥불을 던진다
금붕어 한 마리 다가와
불을 꿀꺽 삼킨다
금붕어가 환해진다
사건을 산책하는 어항
어항으로 쏟아진
무지개 뼈가 물 속을 훌렁훌렁 떠다닌다
내가 경영하는 이 어항에선
사실은 왜곡될 수 있지만
문장은 평등하다
나는 어항을 경영하는 사람
(꾸준히 서적을 보면서 흉가를 거의 외웠다고 생각한다)
금붕어가 바닥으로 가라앉아
이리저리
몸을 비비며 바닥을 흔든다
불을 끈다
'♣ 詩그리고詩 > 1,000詩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담쟁이덩굴의 독법 / 나혜경 (0) | 2010.02.12 |
---|---|
동사자(凍死者) / 송찬호 (0) | 2010.02.12 |
대설 / 정양 (0) | 2010.02.12 |
다방에 관한 보고서 / 유홍준 (0) | 2010.02.12 |
공백이 뚜렷하다 / 문인수 (0) | 2010.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