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물고기가 성냥불을 삼킨 밤 / 김경주

시인 최주식 2010. 2. 12. 23:03

물고기가 성냥불을 삼킨 밤  / 김경주      

 

나는 어항을 경영하는 사람

 

어항 속에 성냥불을 던진다

금붕어 한 마리 다가와

불을 꿀꺽 삼킨다

금붕어가 환해진다


사건을 산책하는 어항

어항으로 쏟아진

무지개 뼈가 물 속을 훌렁훌렁 떠다닌다


내가 경영하는 이 어항에선

사실은 왜곡될 수 있지만

문장은 평등하다

 

나는 어항을 경영하는 사람

(꾸준히 서적을 보면서 흉가를 거의 외웠다고 생각한다)

 

금붕어가 바닥으로 가라앉아

이리저리

몸을 비비며 바닥을 흔든다

 

불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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