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저녁밥상 (자화상)- 장홍만

시인 최주식 2011. 1. 16. 16:30

저녁밥상 (자화상)- 장홍만


내게 돈벌이란
영 재주가 없는 건지
탐탁찮은 가장 노릇에 포크질하던 아내가
살빠진 월급봉투 얇게,얇게 저며 칼질하는,
조촐한 저녁 한끼 된장국 끓는 소리
오래도록 길들인 깊은 맛은 아니어도
공들인 값어치만큼의
그 빛깔은
씹히는데,

거른 적 없는 식탐에도
삭정이,삭정이처럼
위장은 어째 깡말라만 가는 건지
노동의 차디찬 현장에 모닥불감은 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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