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서원에서 - 이순희
파르라니 타는 혼불 안개로 감싸안고
濃墨의 시대사가 토담으로 둘러쳐진,
안동 땅 들어서면서 옷깃부터 여미었네.
완락재 앞마당엔 한 우주가 터지고 있었네
홀연히 몸을 날린 설매화 다시 이울고
부신 눈 지그시 감고 먼 훗날을 읽고 있었네.
적성산 한 자락이 북풍에 꺾여나가
문풍지 우는 소리에 저려오던 사무침도
한 마리 박새로 와서 세상의 잠을 깨우고
쉼 없이 솟는 사랑 빈배에 실어보내며
강선대에 홀로 앉아 뜯었다던 가야금소리
그 소리 영원을 돌아와 댓잎 끝에 아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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