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월/이수익
제주에 가면 꼭 한번 가보라던
애월, 그 바닷가 마을은
결국 가보질 못했다.
파란 바닷빛이 눈부시게 아름답다던
네 말이 무슨 비망록처럼 자주 떠오르곤 했지만
제주가 초행인 아내를 위해서는
성산일출봉과 민속촌, 정방폭포, 산굼부리 등속의
관광명소를 먼저 보아야 했으므로
결국 그 곳은 가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잘된 일,
애월은 이제 '다음에......'하고 내 가슴 깊이 묻어둘
애틋한 그리움의 한 대상이 되었으므로
미지의, 선연한 푸른 바다를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오랜 날들을 나는 즐겁게 시달리리라.
애월, 가슴에 품고 싶은
작은 기생妓生 같은,
그 이름 떠오를 적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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