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 강 건너 길을 묻다/김종두
차마 떠나지 못하는 빈 배 돌려보내고
낯선 시간 마주보며 갓끈을 고치는 연암,
은어 떼 고운 등빛에 야윈 땅을 맡긴다.
근심이 불을 켜는 낯선 세상 왼 무르팍,
벌레처럼 달라붙은 때아닌 눈발 앞에
싣고 온 꿈을 물리고 놓친 길을 묻는다.
내일로 가는 길은 갈수록 더 캄캄해
속으로 끓는 불길 바람 불러 잠재우면
산과 들, 열하熱河를 향해 낮게낮게
엎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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