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詩

송아지/강소천

시인 최주식 2012. 3. 23. 22:46

송아지에 얽힌 추억은 늘 애틋하다. 어미 소의 젖이 퉁퉁 붇기 시작하면 송아지를 낳았다. 갓 낳은 송아지가 사랑스러워 어미 소는 젖은 털을 혀로 핥아주고, 송아지는 머리로 어미 소의 젖을 쿵쿵 받으며 재롱을 피우기도 했다. 그러나 어미 소가 팔려가던 날, 어미 소 눈에서 그렁거리던 눈물이며 며칠을 눈이 빨개지도록 섧게 울던 송아지의 추억은 지금도 마음을 아프게 한다.

어미 소는 논갈이 밭갈이에 늘 바빠서 송아지 혼자 남아 있을 때가 많다. 그래서 송아지는 어미 소를 불러 본다. 어미 소 대신에 메아리가 대답한다. 송아지는 그게 어미 소의 대답인 줄만 알고 자꾸만 앞산을 향해 걸어간다. 송아지나 사람이나 엄마를 그리워하는 정은 똑같다. 어미 소가 얼마나 보고 싶었으면 메아리를 어미 소 대답으로 착각했을까. 어미 소를 그리워하는 송아지의 마음이 가슴에 뭉클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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