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양애경
양잿물로 삶아
햇볕에 잘 말린 란닝구처럼
하얗고 보송한 여자
가슴팍에 코를 묻으면
햇빛 냄새가 나는 여자
머리칼에 빰을 대면
바람 냄새가 나는 여자
잘 웃는 여자
낡은 메리야스처럼
주변 습기를 금방 흡수해
쥐어짜기만 하면 물이 흐르는 여자
잘 우는 여자
편서풍에 날아간 여자
빠른 시냇물에 둥둥 떠 급히 흘러간 여자
오래 입고 여러 번 빨아 얇아진
그 여자
지금 어디?
『애지』2012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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