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론(詩評論)

詩論....이규보

시인 최주식 2013. 5. 1. 22:45

詩論....이규보

 

作詩尤所難하니 / 시 짓기란 참으로 어려운 것 (작시우소난)

語意得雙美라 / 말과 내용이 함께 아름다워야 하네  (어의득쌍미)



含蓄意苟深하고 / 그 안에는 깊이 숨은 뜻이 있고  (함축의구심)

咀嚼味愈粹라 / 씹으면 씹을수록 맛이 나야 하리   (저작미유순)

        (嚼=씹다)



意立語不圓이나 / 뜻은 통하여도 말이 거칠거나  (의립어불원)

澁莫行其意이리오 / 어렵기만 하고 뜻이 안 통하면 무엇 하랴 (삽막행기의)

        (澁=깔깔하다)



就中所可後는 / 더욱이 버려야 할 것은   (추중소가후)

雕刻華艶耳라 / 깎고 아로새겨 곱게만 하는 버릇  (조각화염이)



華艶豈必排리오 / 곱게 하는 것이 나쁘기야 하랴  (화염기필배)

頗亦費精思라 / 겉치레에도 품을 들여야 하지만  (파역비정사)

    (頗=치우치다, 비뚤어지다, 자못)



攬華遺其實하니 / 곱게만 하려다 알맹이를 놓치면   (람화유기실)

  (攬=잡다, 움켜지다)

所以失詩旨라 / 시의 참뜻은 잃어버린 것이라    (소이시어지)



邇來作者輩는 / 요즈음 시 짓는 사람들은   (이래작자배)

不思風雅義라 / 시로 사람을 깨우칠 줄 모르도다   (불사풍아가)



外飾假丹靑하고 / 겉으로는 울긋불긋 단청을 하고   (외식가단청)

求中一時嗜라 / 내용은 한때 산뜻한 것만 찾누나    (구중일시기)


意本得於天하니 / 시의 내용이란 진리에서 나옴이라   (의본득어천)

難可率爾致라 / 되는대로 가져다 붙일 수는 없는 일   (난가솔이치)


自揣得之難하고 / 진리는 찾기 힘들다 하여   (자췌득지난)

   ( 揣=재다,헤아리다)

因之事綺靡라 /애써 겉모양만 곱게 다듬어   (인지사기미)

     ( 靡=미. 여러 가지 뜻이 있음)



以此眩諸人하여 / 이것으로 사람들을 눈부시게 하여   (이차현제인)

欲掩意所匱라 /  내용이 빈 것을 가리려고 하누나   (욕엄의소궤)



此俗寖已成하여 / 이렇게 오래도록 버릇이 되어   (차속침이성)

斯文垂隨地라 / 시의 정신이 땅에 떨어 졌도다   (사문수수지)



李杜不復生하니 / 이 태백과 두 자미가 다시 나지 않으니   (이두부복생)

誰與辦眞僞리오 / 누구와 옳고 그름 따져 보랴     (수여판진위)



我欲築頹基하니 / 내 허물어진 옛 터전을 쌓아 올리려 하나   (아욕축퇴기)

無人助一簣라 / 흙 한 삽도 도와주는 사람은 없으니   (무인조일궤)



誦詩三百篇이라도 / 시경 삼백편의 웅장한 그 정신을    (송시삼백편)

何處補諷刺이리오 / 어떻게 살려 세상을 깨우치랴    (하처보풍자)



自行亦云可나 / 제 길을 걸어감이 천만번 옳으리라    (자행역운가)

孤唱人必戱라 / 혼자 부르는 노래를 사람들은 아마도 웃을 것이다    (고창인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