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論....이규보
作詩尤所難하니 / 시 짓기란 참으로 어려운 것 (작시우소난)
語意得雙美라 / 말과 내용이 함께 아름다워야 하네 (어의득쌍미)
含蓄意苟深하고 / 그 안에는 깊이 숨은 뜻이 있고 (함축의구심)
咀嚼味愈粹라 / 씹으면 씹을수록 맛이 나야 하리 (저작미유순)
(嚼=씹다)
意立語不圓이나 / 뜻은 통하여도 말이 거칠거나 (의립어불원)
澁莫行其意이리오 / 어렵기만 하고 뜻이 안 통하면 무엇 하랴 (삽막행기의)
(澁=깔깔하다)
就中所可後는 / 더욱이 버려야 할 것은 (추중소가후)
雕刻華艶耳라 / 깎고 아로새겨 곱게만 하는 버릇 (조각화염이)
華艶豈必排리오 / 곱게 하는 것이 나쁘기야 하랴 (화염기필배)
頗亦費精思라 / 겉치레에도 품을 들여야 하지만 (파역비정사)
(頗=치우치다, 비뚤어지다, 자못)
攬華遺其實하니 / 곱게만 하려다 알맹이를 놓치면 (람화유기실)
(攬=잡다, 움켜지다)
所以失詩旨라 / 시의 참뜻은 잃어버린 것이라 (소이시어지)
邇來作者輩는 / 요즈음 시 짓는 사람들은 (이래작자배)
不思風雅義라 / 시로 사람을 깨우칠 줄 모르도다 (불사풍아가)
外飾假丹靑하고 / 겉으로는 울긋불긋 단청을 하고 (외식가단청)
求中一時嗜라 / 내용은 한때 산뜻한 것만 찾누나 (구중일시기)
意本得於天하니 / 시의 내용이란 진리에서 나옴이라 (의본득어천)
難可率爾致라 / 되는대로 가져다 붙일 수는 없는 일 (난가솔이치)
自揣得之難하고 / 진리는 찾기 힘들다 하여 (자췌득지난)
( 揣=재다,헤아리다)
因之事綺靡라 /애써 겉모양만 곱게 다듬어 (인지사기미)
( 靡=미. 여러 가지 뜻이 있음)
以此眩諸人하여 / 이것으로 사람들을 눈부시게 하여 (이차현제인)
欲掩意所匱라 / 내용이 빈 것을 가리려고 하누나 (욕엄의소궤)
此俗寖已成하여 / 이렇게 오래도록 버릇이 되어 (차속침이성)
斯文垂隨地라 / 시의 정신이 땅에 떨어 졌도다 (사문수수지)
李杜不復生하니 / 이 태백과 두 자미가 다시 나지 않으니 (이두부복생)
誰與辦眞僞리오 / 누구와 옳고 그름 따져 보랴 (수여판진위)
我欲築頹基하니 / 내 허물어진 옛 터전을 쌓아 올리려 하나 (아욕축퇴기)
無人助一簣라 / 흙 한 삽도 도와주는 사람은 없으니 (무인조일궤)
誦詩三百篇이라도 / 시경 삼백편의 웅장한 그 정신을 (송시삼백편)
何處補諷刺이리오 / 어떻게 살려 세상을 깨우치랴 (하처보풍자)
自行亦云可나 / 제 길을 걸어감이 천만번 옳으리라 (자행역운가)
孤唱人必戱라 / 혼자 부르는 노래를 사람들은 아마도 웃을 것이다 (고창인필희)
'시평론(詩評論)' 카테고리의 다른 글
YTN, 서정문학 남산문학대회 심사평(총평)/최주식 (0) | 2019.05.23 |
---|---|
좋은 시란? / 정민 (한양대 국문과 교수) (0) | 2013.10.24 |
공존의 이유/조병화 (0) | 2012.10.22 |
왼쪽 비는 내리고 오른쪽 비는 내리지 않는다/이수명 (0) | 2012.09.17 |
빨래 너는 여자/강은교 (0) | 2012.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