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
강은교
너 아직 거기 있느냐
사월에 던진 돌아,
꽃샘바람 몹시도 불어가는
길 모퉁이
연탄재며 밥찌꺼기
혹은 목 떨어진 개나리꽃 새
꾸부정하게 끼어앉아
깨진 머리로 빛나는 돌아
으스름 무렵이면
한 잎 가득 피 베어문 하늘이
네 얼굴처럼 달려온다.
날이라도 궂어
출출출 비 내리쏟는 날에는
험집투성이 우리 가슴결엔
화들짝 살아오는 숨소리, 고함소리
난장판으로 강물이 흐르고
뒷산 허리에선
우르르 우르르
우뢰 몸서리 요란했다.
아직 거기 있느냐 너
사월에 던진 돌아,
개나리 활활 일어설 때를 기다려
아, 그 꽃잎 꽃잎에 상채기 흠씬
문댈 때를 기다려
일년이고 십년이고
수유리 한구석
차마 못 떠나는 돌아
네가 못 떠나는 이 땅에
올해도 사월은 가지만
우리는 영영 남아 있다 그 사월에.
소리집, 창작과비평사,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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