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그리고詩/한국명시

홀로서기 / 서정윤

시인 최주식 2009. 2. 5. 22:50

홀로서기 / 서정윤
( 1 )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이 처들면서,
날리는 아늑한 미소.

어디엔가 있을 나의 한쪽을 위해
헤매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 ,
태어 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 졌었다면 ,
이제는 그를 만나고 싶다.

( 2 )
  홀로 선다는건
가슴을 치며 우는 것보다 더어렵지만
자신을 옭아맨 동아줄 ,
그 아득한 끝에서 대롱이며
그래도 멀리,멀리
하늘을 우르러는 이작은 가슴 .

누군가를 열심히 갈구해도
아무도 나의 가슴을 채워 줄 수 없고
결국은 홀로 살아 간다는 걸
한 겨울의 눈발처럼 만났을 때
나는 또다시 쓰러져 있었다

( 3 )
지우고 싶다
이 표정 없는 얼굴을 버리고 싶다
아무도 나의 아픔을 돌아 보지 않고
오히려 수령 속으로
깊은 수렁 속으로 밀어 넣고 있는데
내 손엔 아무것도 없으니

미소를 지우며 체념할 수 밖에....
위태 위태하게 부여잡고 있던 것들이
산산히 부셔져 버린 어느날,
나는 허전한 뒷모섭을 보이며 돌아서고 있었다.

( 4 )
누군가 나를 향해 다가오면
나는 < 움찔 >뒤로 물러 난다,
그러다가 그가 나에게 멀어져 갈땐
발을 동동 구르며 손짓을 한다.
만날 때 이미 헤어질 준비를 하는우리는 ,
아주 냉담하게 돌아 설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파오는
가슴 한구석의 나무는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떠나는 사람을 잡을수 없고
떠날 사람을 잡는것 처럼
자신이 초라할수는 없다
떠날 사람은 보내야 한다
하늘이 문어지는 아픔 일지라도,

( 5 )
나를 지켜야 한다
누군가가 나를 찾이하려 해도
그 허전한 아픔을 또 다시느끼지 않기 위해
마음의 창을 꼭꼭 닫아야  한다.
수많은 시행 착오를 거쳐얻은
이절실한 결론을 < 이번에는 >
<이번에는 >하며 비겨보아도
결국 인간 에게서는

더이상 바랄 수 없음을 깨달은 날
나는 비록 공허한 웃음이지만
웃음을 웃을수 있다
아무도 대신 죽어주지 않을 나의 삶.
좀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 6 )
나의 전부를 벗고
알몸뚱이로 모두를 대하고 싶다.
그것조차 가면이라고 말할지라도
변명하지 않으며 살고 싶다.
말로서 행동을 만들지 않고
행동으로서 말할수 있을 때까지
나는 혼자가 되리라.

그 끝없는 고독과의 투쟁을
혼자의 힘으로 견디어야  한다.
부리에 발톱에 피가 맺혀도
숱한 불면의 밤을 새우며
< 홀로서기 >를 익혀야 한다

( 7 )
죽음이 인생의 종말이 아니기에
이 추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살 아있다.
나의 얼굴에 대해 내가책임질수 있을때까지
홀로임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홀로서있을
그 누군가를 위해 촛불을 들자.
허전한 가슴을 매울수는 없지만
< 이것이다 >하며 살아가고 싶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사랑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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