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김종태(1946∼ )
우리 마음
어두운 저녁하늘에 불어가는
바람이게 해 주소서.
우리 몸
어두운 저녁하늘 아래 서 있는
나무이게 해 주소서.
아니면 우리의 삶
저녁 불빛 속에 기다리는
아이들의 기쁨이게 해 주소서.
하늘 그림자 땅 위에 차곡차곡 쌓여가는 게 어둠. 그런 저녁이 오면 외로움도 박모(薄暮)의 어둠처럼 짙어간다. 그런 시간 시인은 대책 없이 홀로 서 온몸과 마음으로 외로움 맞고 있다. 저녁 하늘, 어두운 나무 잎새 불어가는 바람소리처럼 쓸쓸하게. 그런 시인에게 ‘저녁 불빛 속에 기다리는 아이들의 기쁨’ 또한 현실적인 삶의 기쁨 아니라 외로움이 밝힌 그리움, 도저한 낭만의 기쁨인 것을.
<이경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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