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엄마 걱정 / 기형도

시인 최주식 2010. 1. 14. 23:17

엄마 걱정 /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어두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