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신문칼럼)

온전한 사람, 완전한 사람

시인 최주식 2010. 1. 16. 19:11

[우리말 바루기] 온전한 사람, 완전한 사람 [중앙일보]

 

19세기 프랑스에서 발견된 늑대소년. 늑대소리를 내는 그에게 말을 가르쳤지만 평생 배우지 못했다. 언어 습득의 결정적 시기를 놓친 그는 끝내 ‘완전한 사람’으로 거듭날 수 없었다.

늑대소년이 결국 ‘완전한 사람’이 될 수 없었다는 표현에는 무리가 없을까? 그 누구도 ‘완전한 사람’이 되긴 어렵다. 이때는 ‘온전한 사람’ 정도로 표현하는 게 무난하다.

‘완전한 사람’이 어떤 결함도 없이 모든 게 다 갖춰진 인간을 이른다면 ‘온전한 사람’은 크게 잘못된 구석이나 탈이 없는 상태의 인간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장애를 딛고 성공한 이들을 보면 몸이 온전한 사람보다 몇 배는 더 힘들었을 텐데 정말 존경스럽다” “감성이 마비된다면 그때 우리는 온전한 인간일 수 없다”와 같이 쓰는 게 자연스럽다.

‘완전하다’와 ‘온전하다’ 두 단어 모두 부족함 없이 제대로 갖춰져 있다는 뜻이지만 다소 의미 차이가 있다. ‘완전하다’는 필요한 게 전부 갖춰져 모자람이나 흠이 없음을, ‘온전하다’는 잘못된 것 없이 바르거나 옳음을 일컫는 말이다. ‘완전하다’가 모든 것을 빠짐없이 갖췄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면 ‘온전하다’는 정상적인 상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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