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의 진실’ - 정대구(1936∼ )
겨울나무의 진실은
남성적이다.
여자야 어디 견디겠느냐.
사내대장부인 나의 참뜻을 알려거든
설한풍에도 빳빳하게 서 있는
겨울나무를 보아라.
일체의 장식을 떨구어 버리고
가슴팍을 가는 칼질 소리
선명하게 드러내 놓고
버티어 버티어서는 골격
겨울나무의 진실을 보아라.
절제를 보아라.
그 이상 사나이가 무슨 가식이 필요한가.
여자야, 견디겠느냐.
최소한의 표현으로
나는 너에게
살 한 점 붙지 않은
순 뼈로써 말할 뿐이다.
모든 치장, 허사(虛辭) 다 떨구고 맨 몸으로 선 나무. 설한풍에 맨가슴팍 드러내놓고 버티고 선 겨울나무. 겨울나무 사내대장부 같으니 시의 톤 또한 굵직하다. 여성 독자분껜 미안하지만 여성에 길들여져 남성이 사라진 시대, 오랜만에 만나보는 사나이의 야성적 육성 반갑다. 멸종 위기에 처한 강건하고 순열한 이런 남성 만나시려면 부디 길들이지 마시길. <이경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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