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햇볕’ - 허영자(1938~ )
내가 배고플 때
배고픔 잊으라고
얼굴 위에 속눈썹에 목덜미 께에
간지럼 먹여 마구 웃기고
또 내가 이처럼
북풍 속에 떨고 있을 때
조그만 심장이 떨고 있을 때
등어리 어루만져 도닥거리는
다사로와라
겨울 햇볕!
매섭게 몰아치던 한파 속에서는 햇살마저 언 바늘처럼 시리게 내리꽂혔다. 동장군 주춤한 요즘 한 닷새 겨울 햇볕 따사롭다. 속눈썹 에워 돌던 가을 햇살에는 아련한 추억, 어쩔 수 없는 상실감 밀려왔었는데. 목덜미, 등어리 환하게 도닥거리며 하얀 눈 위에 내리는 겨울 햇볕은 순결한 탄생, 다시 따사로운 만남 예감케 하네. <이경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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