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도 그림자가 / 나희덕
소나기가 한 차례 지나고
과일 파는 할머니가 비 맞으며 앉아있던 그 자리에
사과 궤짝으로 만든 의자 모양의
고슬 고슬한 땅 한 조각
젖은 과일을 닦느라 수그린 할머니의 둥근 몸 아래
남 몰래 숨어든 비의 그림자
자두 몇 알 사면서 훔쳐본
마른 하늘 한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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