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한때 … 유행이다(?) [중앙일보]
“한때 미국에서는 ‘WWJD’라는 문구가 유행이다. 이는 ‘What Would Jesus Do?’(예수라면 어떻게 했을까?)의 준말이다….”
최근에 구입한 책을 읽다가 발견한 구절이다. 무심코 넘어가다 ‘엥?’ 하는 소리가 입에서 절로 나왔다. 아마도 퇴고(推敲) 과정에서 놓친 것으로 짐작된다.
‘한때’는 ‘과거의 어느 한 시기’를 이르는 말이다. “그녀는 영화배우로 한때 이름을 날렸다” “그도 한때는 고생을 많이 했어요”처럼 쓰인다.
예문의 “한때 미국에서는 ‘WWJD’라는 문구가 유행이다”에서 ‘한때’는 정확하게 ‘과거의 어느 한 시기’를 의미한다. 지금도 유행하고 있는 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때’와 서술어 ‘유행이다’는 서로 호응하지 않는다. 마땅히 ‘유행이었다’가 되어야 옳다.
한편 ‘미래의 어느 때에’를 뜻하는 말은 무엇일까. ‘언젠가’이다. “지금 네가 하는 행동을 언젠가 후회할 날이 있을 거다”처럼 사용된다. ‘언젠가’는 ‘과거의 어느 때에’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 지방에는 언젠가 내가 한 번 가 본 적이 있다”같이 쓰인다.
최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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