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외출 / 장옥관
고삐를 풀어놓았다
몸집 작은 까만 개가 살여울처럼 뛰쳐나간다 치켜든 꼬리 아래 아, 항문이 복사꽃 같다
영문 모르는 벚꽃이 놀라 몸을 움츠린다
노란 민들레꽃 지린내
아른아른 아지랑이 피어오른다
오줌을 갈긴다 앞서 달려나가던 개가 찔끔 오줌을 갈기니 따라가던 다른 놈이 그 자리에 다시 갈긴다
나무가 움찔 진저리친다
지린내 노랗게 뿌리로 스며들어 숨 가쁘겠다
가쁜 숨결,
소용돌이치는 하늘 팽팽하게 괄약근이 조여든다
씨방 속 씨알 둥그스름 굵어지겠다
시집 <달과 뱀과 짧은 이야기> 2006년 랜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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